영화 줄거리
〈하녀〉는 화려한 상류층 대저택에 들어간 한 여성의 삶이 욕망과 비밀 속에서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그린 심리 드라마입니다. 이혼 후 식당에서 일하며 씩씩하게 살아가던 은이(전도연 분)는 유아교육과 출신 이력을 바탕으로 부유한 가정의 하녀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곳에는 완벽해 보이는 남편 훈(이정재 분), 세련된 임산부 해라(서우 분), 여섯 살 난 딸 나미, 그리고 집안 살림을 총괄하는 베테랑 하녀 병식(윤여정 분)이 있었습니다. 처음엔 낯설지만 따뜻한 이들과의 생활에 적응하던 은이는 별장 여행 중 훈의 은밀한 유혹에 빠져들며 치명적인 관계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병식이 두 사람의 비밀을 알아차리면서 평온해 보였던 저택 안에 긴장과 균열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등장인물 설명
은이 (전도연 분)
밝고 순수하지만 욕망 앞에서 흔들리며 결국 비극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하녀입니다. 전도연은 은이의 불안정한 내면과 격정적인 감정을 치밀하게 표현하며 극의 중심을 이끌어갔습니다.
훈 (이정재 분)
겉보기엔 완벽한 상류층 남편이지만, 은이와 위험한 관계를 맺으며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는 인물입니다. 이정재는 부드러움과 위선을 동시에 담아내며 권력과 욕망의 아이콘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습니다.
해라 (서우 분)
쌍둥이를 임신한 채 대저택의 주부로 살아가는 세련된 여성이지만, 남편의 배신과 은이의 존재로 인해 불안과 분노를 드러내게 됩니다. 서우는 화려함 속에 감춰진 불안과 질투를 섬세하게 표현했습니다.
병식 (윤여정 분)
집안 살림을 책임지는 노련한 하녀로, 은이와 훈의 비밀을 간파하며 저택의 균형을 뒤흔드는 인물입니다. 윤여정은 특유의 묵직한 연기로 긴장감을 극대화하며 영화의 리얼리티와 서늘한 무게감을 더했습니다.
관객 반응
〈하녀〉는 개봉 당시 파격적인 설정과 노골적인 욕망 묘사로 국내외에서 뜨거운 화제를 모았습니다. 특히 전도연의 강렬한 연기 변신은 평단의 극찬을 받았으며, 윤여정과 이정재의 연기도 작품의 깊이를 더했다는 평가를 얻었습니다.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한국 영화의 위상을 다시 한번 드높였고, 해외에서도 “욕망과 계급을 날카롭게 해부한 작품”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총평
〈하녀〉는 단순한 스릴러가 아니라, 욕망·계급·권력의 얽힘 속에서 인간의 위선과 파멸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작품입니다. 화려한 저택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표면 아래 감춰진 욕망이 어떻게 파괴와 파국으로 이어지는지를 집요하게 보여줍니다. 결국 영화는 “욕망은 은밀하게 시작되지만, 그 끝은 파멸일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강렬하게 남기며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안겨줍니다.